[목동점] “어려운 사이요? 우린 아름다운 사이랍니다” 목동점 홍정화, 김옥순 활동천사 이야기

 

아름다운가게 목동점은 매장 간판이 없다. 목동아파트 단지가 만들어낸 네모난 공간 속에서 헤매다 보면 발견하게 되는 주상복합건물 안에 가게가 있다. 찾기 쉽진 않지만 마감시간이 다 되어서도 가게 안은 여전히 북적거린다. 그만큼 인근 주민들이 대부분 단골인 매장이다. 이웃끼리 편안하게 만날 수 있는 이 아름다운 공간에서, 가깝고도 멀다는 편견을 깬 “동서지간" 홍정화, 김옥순 활동천사를 만났다.



Q. 아름다운가게와의 인연을 소개해 주세요.


홍정화 활동천사
:  딸 시집보내고 50대 중반으로 넘어가니, 뭔가 뜻있는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던 중 신문에 실린 자원봉사 공고를 보고 봉사를 시작했어요. 지금은 ‘홍대점’으로 이름이 바뀐 ‘동교점’에서 처음으로 활동을 시작했죠. 집에서 버스를 타고 30분 정도 걸리는 거리였지만 그나마 가장 가까운 곳이었고 이후 집 근처 목동에 매장이 생겨 지금까지 목동점에서 활동하고 있다. 손녀를 돌보느라 쉬었던 기간을 제외하면 8년간 활동했네요.

김옥순 활동천사 : 수원에서 강서구로 이사 올 때 ‘안 쓰는 물건은 아름다운가게에 가져다주라’는 형님(홍정화 활동천사)의 말에 아름다운가게를 알게 되었죠. ‘물건의 순환을 통한 되살림’ 정신을 옥스팜을 통해 접했는데 한국에도 이를 따온 사업이 있다는 것에 놀라웠어요. 아들의 군입대와 맞물려 할 일을 찾던 차에 자원활동도 시작하게 됐죠. 2006년 7월 ‘강서등촌점’에서 활동을 시작한 뒤 이후 매장이 폐점된 후 1년간의 공백 기간을 거쳐 목동점에서 다시 봉사하고 있습니다.

아름다운가게와 10년째 인연을 맺고 있는 목동점 대표 활동천사 홍정화 활동천사. 이 둘은 동서지간이다.

 


Q. 아름다운가게의 활동천사들의 어려운점은 무엇이 있나요?


한 가정의 주부이자 엄마인 두 분은 공통적으로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가 낳은 자식뿐 아니라, 큰아들까지 키워야 한다고’ 아이들의 육아와 가사를 담당할 뿐 아니라 남편의 심리치료사 역할까지 해야 하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하는 일 없어 보이는 부인들의 삶이 너무나도 부럽다’고 가사노동을 비아냥 거리기도 하지만, 주부는 가족을 경영하는 ‘감정노동자’이지 않을까!  그런데 아름다운가게 봉사도 구매천사를 상대함에 있어 감정노동의 특성을 지닌다고 한다.

김옥순 활동천사 : 아름다운가게에서 봉사하며 인간은 천층만층이라는 말을 실감해요. 물건을 몰래 가져가는 사람들, 말도 안 되는 이유로 트집을 잡는 사람들 등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있어요. 사람 상대하는 게 이토록 피곤하다는 걸 여기 와서 처음 깨달았네요. 집이나 모임에서 생활할 때면 같은 테두리 안에서 사는 비슷한 사람들을 내가 선택해서 만나게 되잖아요? 그런데 여기서는 만남에 선택이라는 건 없으니까요. 매일 새로운 감정을 느끼고 점점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알아가고 있어요. 봉사활동이 감정노동이라고 실감하게 된 건 교환, 환불제도가 시작되고부터 인 것 같아요. 사람마다 생각하는 것도 행동하는 것도 다르다보니, 교환이나 환불을 놓고 이런 저런 갈등 상황들이 종종 벌어지기도 해요.

홍정화 활동천사 : 억지 부리는 고객을 상대할 생각을 하면 한숨부터 나와요. 오늘은 이런 일이 있었어요. 이틀 전에 물건을 사갔는데 영수증은 그 물건의 가격만 맞춰서 다른 물건을 가지고 와선 환불해달라고 하시더라고요. 매니저분이 물건을 확인하고는 그 고객을 조용히 다른 곳으로 안내해서 해결했지만 하루에 이런 분들이 두세 분꼴로 오곤 하는데 굉장히 힘들어요. 어떤 경우는 저희들의 활동 태도에 대해서 큰 소리를 내며 비난하는 분들도 있어요. 가끔씩은 그럴 때면 움츠러들기도 해요.

l 감정노동보다 보람이 더 크다는 홍정화, 김옥순 활동천사


Q. 아름다운가게 활동천사들에게 매장이란 공간의 의미는?

사람들은 공간 안에서 살아간다. 나만의 방에서는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도서관에서는 책을 읽고, 카페에서는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꽃을 피운다. 개개인마다 각각 다른 공간 안에서 다른 일을 하고, 그 시간들이 모여 한 사람을 구성한다. 내가 자주 다녔던 특정한 공간에 들리면 그곳에서 꿈꿨던 나의 생각들, 만났던 사람들이 영화처럼 떠오른다. 활동천사에겐 아름다운가게도 이 같은 하나의 공간이다. 수많은 이야기와 감정을 함축하고 있는 아름다운가게, 매장이라는 특별한 공간에 대해 물었다.

홍정화 활동천사 : 제가 동교점에서 활동할 때 이런 일이 있었어요. 초등학생쯤 되는 여학생이 엄마 손을 잡고 매장에 방문했어요. 이 학생은 눈이 보이지 않았죠. 아이에게 다가가 동교점에 있는 모든 물건 하나하나를 만져보게 하며 설명해줬어요. 다행히 동교점이 지하에 있고 굉장히 좁아 정말 모든 물건을 다 느껴보게 할 수 있었어요. 그랬더니 그 여자아이가 활짝 웃더라고요. 가끔 꼬마 아이들이 방문하면 항상 그 아이가 떠오르곤 해요.

김옥순 활동천사 : 이전에 활동했던 강서등촌점은 교회에서 공간을 내주어서 가게를 열게 된 경우에요. 이 교회 안에 어린이집이 있었어요. 그 어린이집의 선생님이 단골 고객이었죠. 가끔씩 애들이 일을 벌여 옷을 버려놓으면 급하게 와서 사 가시곤 했어요. 또 학습교재나 재미난 것들도 자주 사가서 아이들과 함께 활용하기도 하고요. 그런 게 참 좋아요. 누군가에게 이 공간이 없어서는 안되는 공간이고 내가 기여하고 있다는 기분, 정말 행복하죠.

l 매장에 기여하는 것에 행복을 느낀다는 김옥순 활동천사


Q. 나에게 아름다운 가게란?


홍정화 활동천사
 : 저의 ‘놀이터’에요. 놀이터에 가면 재밌듯이 여기 오면 마냥 재밌어요. 처음 가게에 들어와서 오늘은 어떤 물건이 들어와 있나 구경하는 것도 정말 좋고요. 이 공간 안에서 다른 봉사자나 구매천사들과 친해지는 건 꼭 놀이터에 나가면 모든 아이들이 모여있는 그런 것 같아요.

l 아름다운가게가 놀이터처럼 재미있다는 홍정화 활동천사

김옥순 활동천사 : 아름다운가게는 제게 ‘학교’같아요. 우선 여러 가지 감정을 느끼고 배울 수 있어요. 단조롭게 살다가 여기에 오면 많은 사람들은 느끼게 되고 내 감정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배울 수 있어요. 여기서 배우다 보니 일상생활에서도 사람들을 대하기가 한결 편해졌답니다. 또 판매 중인 물건들 중에 내가 사용법을 모르는 물건을 손님들이 물어오면 네이버에 같이 검색해서 배우기도 하고요. 물론 포스를 두들기면서 계산하는 것도 똑똑해지는 기분이 들어요.

아름다운가게에서 활동하며 사람과 물건에 대해 배워간다는 김옥순 활동천사

 

[  아름다운 동서지간 홍정화, 김옥순 활동천사를 만날 수 있는 아름다운가게 목동점 ]

                                                     

아름다운 가게 목동점은 주식회사 부영(회장 이중근)의 매장기증으로 터를 마련하고, CJ홈쇼핑(대표 임영학)에서 1만 3천점의 물품기증으로 문을 열게 되었다.

l 근무시간 10:30~18:00 (월~토) 일,공휴일 휴무
l 전화번호 02-2648-1005
l 주소 158-733서울 양천구 목동동로 411 106호(목동 부영그린타운3차 1층)층
l 위치정보  
  지하철 : 5호선 오목교역 1번출구 양천02번, 6624번 버스로 환승  
  버스 : 163,571,6620,6621,6624,6637 등  
  기타 : 당산방향에서 오실 때는 목동 1단지 하차(월촌중학교) 
  오목교역에서 오실때는 목동 5단지 정류장 하차(이대목동병원 한 정거장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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