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점] “취미는 봉사!” 김규리 활동천사님

 

 

18일 오전 10시 서울역 14번 출구 앞에 위치한 아름다운가게에서 김규리 활동천사를 만났다. 나긋나긋한 말투에 동그란 안경테, 동그란 얼굴형이 포근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김규리 활동천사는 원래 낯을 많이 가려 말을 잘 못할 것 같다고 걱정하다, 장소를 카페로 옮겨 인터뷰를 시작하니 편안하게 말을 이어갔다.

아름다운 기자단 2기 류현준, 조서원

Q. 인상이 굉장히 좋으시네요. (웃음) 저희 기자단의 첫 인터뷰이로 선정되셨어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A. (웃음) 네, 저는 간호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23살 김규리라고 합니다. 인터뷰 대상자가 된 건 오래 활동했기 때문인 것 같아요. 보통 대학생들이 장기간 활동하는 경우가 드물다고 하시던데, 저는 3년 넘게 활동하고 있어서 매니저님이 추천해주신 게 아닐까 해요.


Q. 처음에 아름다운가게에서 활동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3년 넘게 하신만큼 그 시작도 남달랐을 것 같네요.

A. 저도 처음에는 이렇게 오래 활동하게 될지 몰랐어요. (웃음) 학교에서 학점을 이수하려면 꼭 해야 하는 사회봉사를 어디서 할까 하다, 어머니 직장도 근처고 집에서도 가까워서 시작하게 되었거든요. 또한 아름다운가게를 지나다니면서 많이 봐왔기에 친숙했던 것 같아요. 사회봉사 이후에는 봉사를 그만둘 수도 있었지만 매니저님에게 붙잡혔네요. (웃음) 일도 재미있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계속하게 됐어요.


Q. 아름다운가게의 활동이 어떤 재미가 있는지 좀 더 설명해주시겠어요?

A. 간호학과 특성상 아무래도 저는 같은 과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이 많은데요, 아름다운 가게에서 활동하면서 다양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시간을 보내는 것이 무척 즐거워요. 이 점 때문에 학과 친구들이 아름다운가게에서 활동하는 것을 부러워하기도 해요. 다른 봉사자들과 가게에서 판매하는 간식도 직접 사먹으면서 화기애애하게 일한답니다. 매니저님도 쾌활하고 좋은 분이셔서 더 즐겁게 활동할 수 있는 것 같아요. 활동하는 것도 강압적이지 않기 때문에 시험기간 등 많이 바쁜 경우에는 양해를 구하고 쉴 수도 있어서 좋아요. 손님 분들도 아름다운가게가 자원 활동가들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을 잘 아시는 단골 분들이 많아, 일하면서 특별히 힘든 점도 없고요.
 

Q. 아름다운가게에서 활동한 것이 김규리 선생님에게 긍적적인 변화를 가져온 부분이 있나요?

A. 제가 원래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이었는데 아름다운가게에서 활동하면서 조금 활달한 성격이 되어서 봉사를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미래에 간호사가 되어 환자들을 대할 때 이런 변화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Q. 김규리 선생님이 3년이 넘는 시간동안 꾸준히 봉사를 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가요?

A. 봉사를 일로 생각하지 않고 취미로 생각하는 것이 제 비결이에요. 취미 활동은 일상적으로 즐겁게 하는 것이잖아요? 저에게 봉사는 그런 취미 활동과 같아요. 이런 마음가짐 덕분에 즐겁게 오래 봉사할 수 있었어요. 간혹 봉사는 특별한 사람만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은데, 그렇지 않아요. 저처럼 평범한 사람도 할 수 있는 쉬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아름다운가게에서 활동을 하면서 여유가 있어야 봉사를 할 수 있다기보다는 봉사를 해서 여유가 생긴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지금처럼 일주일에 네 시간 봉사하지 않는다고 시간이 많아져서 특별한 일을 할 수 있게 될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아요. 하지만 (오전)봉사를 하면 하루를 기분 좋게 시작할 수 있어 오히려 시간과 에너지를 얻어가는 느낌이에요.


Q. 3년 넘게 봉사를 하면서 정도 많이 들었겠지만 아쉬운 점도 생겼을 것 같아요. 아름다운가게가 더욱 발전하기 위한 애정어린 조언 부탁드려요.

A. 아쉬운 점은 딱히 없어요. (웃음) 간혹 판매하는 물품들 중에 가격이 높게 책정되어있는 것들도 있다고 생각한 적은 있지만, 전반적으로 많은 물품들이 저렴한 것 같아요. 음… 아름다운가게의 사회적의미를 손님들에게도 잘 전달하여 연대의 가치를 높였으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일을 하면서 개선책을 제시하면 매니저님이 잘 들어주셔서 불만은 전혀 없어요. (웃음)

 
Q. 아름다운가게에서 봉사하면서 힘들었던 점은 없나요?

A. 서울역점과 노숙자분들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에요. 가끔 노숙자분들이 가게 안으로 들어와 물품을 무료로 제공해달라고 요구하시기도 해요. 그럴 때 다소 난감하고 당혹스럽지만 그런 일이 있을 때마다 든든한 매니저님이 해결해주셔서 괜찮아요. (웃음) 물론 봉사를 하면서 가끔 힘들었던 적이 있기는 하지만 그보다는 다른 자원 활동가 친구들이나 매니저님과 함께 일하면서 느끼는 즐거움이 훨씬 커서 계속 봉사를 하고 있어요.


Q. 가게에 들어온 물품을 직접 구매해보신 적이 한번쯤은 있었을 텐데요. 구매하셔서 지금도 잘 사용하고 계신 애장품이 있으신가요? 

A. 김규리 활동천사님: 가끔 필요했던 물건을 가게에서 발견하면 기분이 좋아요. 한번은 아빠가 벨트가 필요하다고 하셨는데 매장에 와보니 마침 괜찮은 벨트가 있어 선물해 드린 적이 있어요. 아빠가 그 벨트를 사용하실 때마다 뭔가 뿌듯하네요.


Q. 오랜 시간 인터뷰에 참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마지막 질문 드릴게요. 김규리 활동천사님께 아름다운가게란 어떤 의미인가요?

A. 아름다운가게란 저에게 에너지 바에요. (망설임 없이) 일상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불어넣어주고 힘이 되어주네요. (웃음)

 

 

인터뷰를 마치며…

“한국사회의 대학생은 ‘자기계발의 시대’에 살고 있다. 내가 누구인지 깊게 사유하거나, 감정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사치다. ‘탈락자’가 되지 않기 위해 나를 끊임없이 경영해야만 한다.”

 

내가 생각하는 사회현실은 이렇다. 김규리 활동천사님은 이런 대학생의 범주에 벗어나 있었다. 내 시간을 내서 남을 돕는 일에 거리낌이 없었고, 봉사자들과 웃으며 일하는 그 자체에 큰 의미를 두고 있었다. 조바심이 나지 않냐는 말에 들었던 대답은 울림이 있었다.

“ 여유가 있기에 이런 생활을 하는 것이 아니에요. 이런 생활이 저에게 여유를 주네요.”

?- 류현준 기자

 

3년이 넘는 기간 동안 매주 네 시간씩 봉사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닐 텐데, 김규리 천사님은 자신이 봉사한 것에 대해 ‘아무 것도 아니다’라고 겸손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 대단하다고 느꼈다. 그리고 매장에서 규리씨가 매장에서 활동하는 모습, 다른 활동가 분들과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규리씨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정말 즐겁게 봉사를 하고 있다는 것을 느껴서 부러웠다.
 

– 조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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